D9. 디퍼런스, 승자의 최고 전략 / 디퍼런트

KEY : 

차별화에 대해 통찰력을 얻는다.

Note :

저는 이 책을 사서 제목과 목차를 대략 살펴본 후에 “음, 차별화 전략에 대한 이야기군” 하며 혼잣말을 했던 기억이 납니다.

책을 보는 내내 저자의 여성적인 섬세함과 심리적인 터치에 마치 수필을 읽는 착각에 빠지기도 했습니다. 중간 중간 처음 생각했던 것과 다른 책의 컨셉에  의아한 마음도 들었지만, 이내 책 속으로 빠져들었습니다. 책 속에는 마케팅 3.0시대를 헤쳐갈 수 있는 멋진 통찰력이 가득했기 때문입니다. 

저자가 종신교수로 재직 중인 하버드 경영학과는 마케팅의 기념비적인 역할들을 해온 곳입니다. 특별히 1980년에 마이클 포터 교수의 ‘경쟁전략’이 소개된 후 마케팅은 경쟁전략 이전의 마케팅과 경쟁전략 이후의 마케팅으로 나누어졌고, 그 이후 20세기 말까지 그야말로 ‘전략의 시대’가 이어졌습니다. 

사실 ‘전략의 시대’는 ‘경쟁의 시대’의 산물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저는 저자가 책 속에서 ‘디퍼런트 전략’이라는 말을 사용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제 기대는 허물어졌습니다. 저자는 오히려 차별화는 전략이 아니라 ‘생각의 틀’이라고 주장합니다. 

'디퍼런트'와 비교해 볼만한 기념비적 마케팅서가 하나 더 있습니다. 20세기 말에 출간되어 전 세계적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모았던 ‘블루오션 전략’입니다. 

블루오션 전략은 대단한 인기를 얻었지만, 얼마후 마케팅 종사자들로부터 여러가지 비판에 직면해야 했습니다. 

‘경쟁이 없는 시장공간’에 대해 주장하며 경쟁으로 물들여진 레드오션에서 빠져나오라는 블루오션의 아이디어에 공감했던 많은 기업인들이 시간이 지날수록 빠져나올 수 없는 경쟁의 늪에서 허덕이며 이 책의 비판자가 되어갔습니다. 

당시 이 책의 방법론 몇몇 기업들에서 강의했던 저도 그 비판 대열에 합류했던 기억이 납니다. 아이러니하게도 디퍼런트의 저자가 책을 쓰면서 가장 의식했을 책이 다름아닌 블루오션 전략이라고 생각됩니다. 

저도 이 책을 읽는 내내 계속 생각났던 것이 블루오션 전략이 소개한 전략캔버스 등의 방법론이었습니다. 

디퍼런트가 소개한 ‘가치’에 대한 이야기는 블루오션 전략의 중요한 주제였습니다. 블루오션 전략의 원제목이 '가치혁신 전략'이기 때문입니다. 그 책에 소개된 'ERRC 구성표'나 '전략캔버스 모델' 등은 아이디어 브랜드를 만드는 방법을 연상시킵니다. 

혹 여러분이 기업의 마케팅 전략 담당자라면, 그 책을 다시 한번 읽고 이 책과 비교해보면서 여러분 기업 나름의 전략적 방법론을 만들어 볼 것을 추천합니다. 여담이지만 시간을 내어 두 책을 비교, 분석하면 훌륭한 기업의 차별화 전략 수립 모델을 발견할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강의를 준비하는 내내 마케팅의 역사를 꿰뚫어보는 저자의 고뇌를 느낄 수 있어서 무척 흐뭇했습니다.

하버드 대학 심리학과 교수 엘렌 랑거는 ‘무심함(mindlessness)’의 개념에 대해 “아무런 의식적인 노력 없이 자동적으로 흘러가는 심리적인 상태”라고 정의하고 있습니다. 

우리 모두는 브랜드의 홍수 속에서 살고 있습니다. 시장 환경이 이렇게  되고, 모든 브랜드들이 비슷비슷해진 이유는 무엇일까요? 사실 브랜드의 유사성은 치열한 경쟁의 산물이라고 저자는 주장합니다. 

그런데 여기서 살펴보았던 아이디어 브랜드들은 경쟁에 참여하지 않았고, 이것이 바로 아이디어 브랜드의 핵심 전략입니다. 그들은 경쟁이나 비교에 관심을 두지 않았고, 소비자들의 불만과 비난을 두려워하지 않았습니다. 

애플이 마니아를 몰고 다니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애플은 서비스도 제대로 해주지 않았습니다. 밧데리도 내장형입니다. 초기엔 전화도 잘 안터졌습니다. 어얼리어답터가 많은 한국시장에 출시도 제 때 해주지 않아 충성스런 팬들의 애간장을 태우기도 했습니다.  

애플의 충성도있는 고객들을 사람들은 '애플빠'라고 부릅니다. 애플의 중독자들... 

그분들에게 아이폰 전화가 터지지 않는 것이 중요한 문제일까요? 애플의 충성도 높은 고객들에게 아이폰은 문화이고 '원래 그런 녀석'일지도 모릅니다.

정리합니다. 우리가 함께 살펴 보았던 아이디어 브랜드들은 경쟁에 참여하지 않았습니다. 이것이 바로 아이디어 브랜드의 핵심 전략입니다. 그들은 경쟁이나 비교에 관심을 두지 않았고, 소비자들의 불만과 비난을 두려워하지 않았습니다. 

아이폰은 카테고리 내 브랜드들과 다른 길을 걸어왔다는 점에서 역 브랜드이고, 컴퓨터, 휴대폰, MP3, 네비게이션 등의 장르를 넘나들었다는 점에서 일탈 브랜드이고, 고객을 차별했다는 면에서 적대 브랜드이기도 했습니다. 

긴 시간 수고 많으셨습니다. 여러분 모두 멋진 퍼스널 브랜드가 되고 여러분 기업에 제품이 멋진 아이디어 브랜드가 되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Concept On Brands  

임산 / ImSan7@gmail.com

2년 전 금융권 마케팅 강의를 처음할 때 개인적으로 적어보았던 강의 노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