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경영/마케팅 3.0

[4강]문화마케팅과 세계화의 역설 / 마켓3.0

임산 2014. 1. 28. 08:55

KEY

세계화의 역설, 그 핵심 키워드는 문화 마케팅 


Note : 

‘3.0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또 다른 중요한 동력은 세계화입니다. 세계화를 촉진하는 것은 기술(Technology)’입니다. 인터넷으로 촉발된 정보화 기술 덕분에 전 세계 개인, 기업, 국가의 정보 교환이 빠르고 수월해졌습니다. 

철도, 항만 등의 운송기술 발전 덕분에 글로벌 가치사슬에서 교역 및 여타의 물리적 교환이 촉진되었습니다. 한마디로 기술은 세계화의 동력입니다. 

그런데 기술과 달리 세계화는 다른 것과 균형을 이루려는 힘, 즉 '평형력'을 자극합니다. 세계화는 결국 균형을 찾고자 하는 노력 속에서 '패러독스'를 발생시킵니다. 사례를 들어 살펴보겠습니다. 

세계화 패러독스를 상징하는 해인 1989년의 상황을 살펴보겠습니다. 1989, 중국 정부는 천안문 광장의 항거를 힘으로 잠재웠습니다. 노동운동가들이 이끈 민주화 시위는 400~800명으로 추산되는 사망자와 7천 ~1만 명에 이르는 부상자를 남긴 채 종결됐습니다. 

같은 해 유럽에서는 냉전의 실체적 상징물 역할을 해온 베를린 장벽이 무너집니다. 

1989년에 일어난 이 두 사건은 세계화 패러독스의 대표적 사례입니다. 천안문 광장 사건은 중국 민주화 운동의 몰락으로 이어지며 중국인들의 자유를 향한 움직임의 종결자가 된 반면, 베를린 장벽의 붕괴는 자유와 민주주의를 지향하는 신세계의 탄생을 알렸습니다. 

최근 페이스북 소셜 네트워크 사이트에 의해 촉발된 민주화 시위로 이집트 정권이 붕괴했습니다. 그런데 리비아에서 일어난 민주화 시위는 카다피 정권의 강력한 결사 반발에 부딪혀 자칫하면 더 잔인한 정권의 압제를 가져올 수도 있는 상황입니다. 

두 사람의 견해를 검토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프리드먼은 세계는 평평하다에서 세계에는 이제 국가적 경계가 없어졌다고 주장합니다. 저렴한 운송비와 정보화 기술로 인해 재화, 용역, 사람의 흐름이 원활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다른 한편, 사무엘슨은 세계는 여전히 둥글다에서 정치와 심리적 문제로 국경이 존속될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여러 나라들이 세계화로부터 자국 시장을 지키기 위해 노력할 것이므로, 세계화가 국가주의를 부추기고 있다는 논리입니다. 

세계화는 실로 역설로 가득합니다. 어떤 역설인지 정치, 경제, 문화 3가지 측면에서 살펴보겠습니다. 

첫째, 중국은 현재 세계의 공장이 되어 글로벌 경제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세계 최대의 외환보유고를 자랑하는 중국은 자본주의에 꼭 민주주의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라는 사실을 입증하고 있습니다. 세계화가 경제는 개방시켰지만 정치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중국의 정치 지형은 여전히 국가주의를 맴돌고 있는 것입니다. 이것이 세계화의 '정치적 패러독스'입니다. 

둘째, 세계화는 경제적 통합을 요구하지만 동등한 경제를 창출하지는 않습니다. 민영화, 개방화, 안정화의 과정이 잘못 관리되어 제3세계의 많은 국가들과 공산주의 국가들은 예전보다 살기가 더 힘들어졌습니다. 미국의 경우 CEO 평균 임금이 일반 근로자 평균 임금의 400배나 되지만, 불행히도 여전히 세계 인구 중 10억 명은 하루 1달러 미만으로 살아가는 극빈층입니다. 이것이 세계화의 경제적 패러독스입니다 

셋째, 세계화는 기대와 달리 획일적 글로벌 문화가 아닌, 다양한 문화를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토머스 프리드먼은 렉서스와 올리브나무에서 도요타의 렉서스자동차로 상징되는 세계화 체제와 올리브 나무로 상징되는 문화, 지리, 전통, 공동체를 중시하는 구세력 사이의 충돌을 다룹니다. 세계화는 보편적인 글로벌 문화를 창출하는 동시에, 하나의 평형추로서 전통문화를 강화합니다. 이것이 세계화의 사회문화적 패러독스이며, 사실상 이 사회문화적 패러독스가 개인과 소비자들에게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끼칩니다. 

기술 덕분에 발생한 세계화 패러독스로 인해 개인들은 이제 지역사회의 시민은 물론 글로벌 시민까지 되어야 한다는 압박감을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찰스 핸디는 사람들이 이러한 패러독스를 해결하려고 애쓰기보다는 관리하려고 노력하는 편이 더 낫다고 제안합니다. 사람들은 그들의 삶이 지속 가능하기를 원하기에 기꺼이 손을 뻗어서, 다른 사람들과의 연결을 모색하기 시작했습니다. 그것이 요즘 나타나고 있는 소셜 트렌드의 정체입니다. 

세계화의 패러독스들로 인해 빈곤, 불평등, 사회적 목적, 공동체의 책무, 환경의 지속가능성 등에 대한 깊은 인식과 우려를 자아내고 있습니다. 그래서 기업들은 이제 지속성’, ‘연결성’, 방향성을 제시하는 것으로 비춰지기 위해 경쟁하기 시작했습니다. 

여기서 문화 브랜드라는 용어가 등장합니다. 문화 브랜드란 문화적 메시지를 전달하는 기업을 통칭하는 말입니다. 단순한 상품이나 서비스 브랜드를 의미하기 보다 좀 더 포괄적인 기업의 캐릭터 전반을 일컫습니다

그리고 더글라스 홀트에 따르면 문화 브랜드는 방금 배운 세계화로 야기된 사회의 패러독스를 해결하는 것을 목적으로 삼습니다. 한 나라의 집단적 불안과 열망을 진지하게 다루기 때문에 문화 브랜드, 즉 문화 캐릭터를 가진 기업들은 종종 높은 수준의 이권을 누립니다. 

문화 브랜드들은 때로 글로벌 브랜드를 거부하는 부정적인 글로벌 문화에 반감을 갖는 소비자’ 그리고 그에 대한 대안을 모색하는 소비자의 선호를 휼륭히 반영해 국민 브랜드로 부상하기도 합니다. 때로는 지역사회의 문화적 아이콘이 되는 것을 목표로 삼고 국가주의와 보호무역주의를 선동하기도 합니다. 

따라서 문화 브랜드들은 특정 사회에서만 먹혀드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글로벌 브랜드가 절대 문화 브랜드가 될 수 없다는 뜻은 아닙니다. 맥도날드는 자사를 세계화 아이콘으로 포지셔닝합니다. 그리고 세계화가 평화와 협력의 상징이라는 인식을 창출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영국의 친환경 기업 바디샵 역시 대표적인 문화브랜드이자 글로벌 브랜드입니다. ‘문화 마케팅 3.0 시장의 두 번째 기초요소입니다. 따라서 3.0 시장을 이해하고자 하는 기업은 반드시 자사의 비즈니스와 연관된 공동체의 현안들을 먼저 이해해야 합니다. 수고 많으셨습니다. 저는 임산입니다.


임산의 마케팅이야기

3년 전 금융권 마케팅 강의를 할 때 개인적으로 적어보았던 마케팅 3.0 강의 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