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보 임산의 꿈이야기

바보의 꿈

임산 2018. 2. 5. 13:57

나에겐 3가지 꿈이 있다. 10대, 20대, 30대에 내 마음을 노크한 이 꿈들은 여전히 내 삶의 목표요 이정표다. 그러나 사십 중반 즈음에 부쩍 얻는 깨달음이 있다. 행복은 정상이나 목적지가 아니라, 그 곳에 가는 동안 만나는 소소한 것에 있다는 것을...

10대, 처음 꿈을 갖게 되었다. 톨스토이 같은 '세계적 소설가'가 되겠다는 꿈이다. 그리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 하루도 거르지 않고 일기를 쓰기 시작했다. 대학에 입학하고 1학년 여름방학 때 문득 친구들이 나에 대해 수근거리는 소리를 듣게되었다. 


"저 친구도 말한다."


나는 꿈에 취해 살고 있었다. 1학년을 마치고 작가가 되기 위해 1년을 휴학했다. 톨스토이, 헤르만헤세, 도스토예프스키 등의 소설가와 사회심리학자 에리히 프롬이나 임상심리학자 칼 메닝거 등의 글에 빠져서 보냈다. 헤세의 '데미안'과 '지와 사랑', 톨스토이의 '전쟁과 평화'와 도스토예프스키의 '죄와벌' 등의 작품을 읽으며 작중인물의 세계에 빠져서 '신경쇠약증'을 앓기도 하고, 조금만 생각에 몰입해도 손이 떨리는 상태가 여러 해 지속되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나는 문장 하나 변변히 완성 시키지 못하는 엉터리 소설가였다. 


"나는 나 자신을 너무 몰랐다."


20대, 또 다른 꿈을 꾸었다. 찰스 스펄전 같은 '꿈꾸는 강연자'가 되겠다는 꿈이다. 오랜 방황 끝에 기독교에 입문하고, 20대 중반 서빙고동 온누리 교회 국내선교부장이 되어 전국을 다니며 전도를 하였고, 문화선교부장이던 20대 말에는 다니던 교회 본당에서 수많은 청년들 앞에서 특강할 기회를 얻게 되었다. 그날 내 특강 뒤에 설교를 위해 올라온 목사님이 말했다. 


"임산 형제님, 직업 선택 잘못했습니다. 설교자가 되어야 합니다."


그 이후 오랜 번민의 시간 끝에 나는 전 세계를 여행하며 강연하는 '꿈꾸는 강연자'가 되기로 결심했다.


30대, 또 다른 꿈을 만났다. 십대와 이십대에 만난 꿈을 늘 마음에 품고 고민하던 나에게 새로운 꿈이 찾아왔다. 20대부터 다니던 직장에서 유독 나에겐 새로운 브랜드를 런칭할 기회들이 주어졌다. 그리고 또 하나의 꿈을 갖게 되었다. 문화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월드 베스트 브랜드 하나를 만드는 꿈이다. 

굳이 월드 베스트 브랜드도 아니고 '문화에 영향을 주는 월드 베스트 브랜드'라는 꿈을 갖게 된 것은 15년 전쯤 인도여행을 가서 돌아가시기 직전의 테레사 수녀를 만나고 부터이다. 연약한 한 여인의 숭고한 삶은 내 삶 깊숙히 영향을 미쳤다. 이후 모든 인류의 문명 속에 문화가 뿌리깊히 스며있음을 보았다. 


도시 속의 문화와 문명..


우리사회가 OECD 국가 가운데 자살률 세계 1위인 것도 문화와 깊은 연관이 있다고 생각한다. 학교문화, 입시문화, 취업문화, 기업문화, 정치문화, 은퇴문화 그리고 너무나 자극적인 대중문화까지..


그러던 어느날 30대 중반 즈음에, 목표관리 수첩에 이렇게 적었다. 


"이 꿈들은 여전히 유효한가?"


첩을 분신처럼 들고 다니며, 그 질문을 보고 또 보았다. 그러던 어느날 그 꿈들 모두가 하나의 꿈처럼 내게 다가 오기 시작했다. 

브랜드 회사를 통해 시작하기로 결심하고 5년의 준비를 한 끝에, 구체적 실행을 위해 2년 전 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었다. 시장의 극심한 변화 탓에 많이 고생한 끝에 이제 조금씩 바보의 꿈들이 이루어지고 있음을 본다. 

지난해 2월 새문안교회 언더우드 비전캠프에서 '꿈과 공부'라는 테마로 2박3일 강연을 하기 시작한 것을 시작으로, 지난해 중반부터는 한국생산성본부에서 '마케팅'과 '소셜 미디어 활용 브랜드 전략' 등의 강의를 시작했다. 


지난달에는 업계 선배님 소개로 농림수산식품부 11개 산하기관 홍보실장님들과 함께 한 '농식품부 홍보혁신' 워크샵을 진행했고, 지난주에는 한국정보화진흥원의 정보문화포럼 전문위원으로위촉되어 위원들을 대표해서 여러 석학들 앞에서 강연하고 토론하는 호사도 누렸다.


아, 그간의 내 마음을 대변해주는 듯한 수자의 자전적 글..

"오랫동안 나는 이제 곧 진정한 삶이 시작될 것이라 믿었다. 하지만 내 앞에는 언제나 온갖 장애물들과 급하게 해치워야 할 사소한 일들이 있었다. 마무리되지 않은 일들과 갚아야 할 빚이 있었다. 이런 것들을 모두 끝내고 나면 진정한 삶이 펼쳐질 것이라고 나는 믿었다. 그러나 결국 나는 깨닫게 되었다. 그런 방해물들과 사소한 일들이 바로 나의 삶이었다는 것을.."

"춤추라, 아무도 바라보고 있지 않은 것처럼.."
"사랑하라,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노래하라, 아무도 듣고 있지 않는 것처럼.."
"일하라, 돈이 필요하지 않는 것처럼.." 
"살라, 오늘이 마지막 날인 것처럼.."

"Happiness is a journey, not a destination !" 

by Alfred de Souza



10대의 꿈, 톨스토이 같은 '세계적 저술가'

20대의 꿈, 찰스 스펄전 같은 '꿈꾸는 강연자'

30대의 꿈, 문화적 파급력을 지닌 월드 베스트 브랜드를 구축하는 '브랜드 전략가'


나 자신에게 다시 묻는다. 이 꿈들은 여전히 유효한가?


위대한 브랜드는 결코 끝나지 않는 이야기다.



2012년 2월 어느날 새벽에 일어나 적어본,

바보 임산의 꿈 이야기..

'바보 임산의 꿈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지인들에게 보내는 편지  (0) 2014.03.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