헨리나우웬 :
때때로 우리는 분노와 질투와 거절감을 '딛고서' 앞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우리에게는 부정적인 감정에 사로잡히려고 하는 유혹이 있습니다. 그래서 마치 그런 감정들이 자신의 것인 양 우리는 그 주위를 서성댑니다. 그 결과 우리는 '상처받은 사람', '잊혀진 사람' 또는 '버려진 사람'이 됩니다. 그렇습니다. 우리는 이러한 부정적인 감정에 집착하기도 하고 혹은 그것으로부터 병적인 즐거움을 느끼기도 합니다. 이러한 어두운 감정들을 관찰하여 이것들이 어디서 비롯되는지를 찾아내는 것도 좋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감정들을 딛고 일어나 이것들을 뒤로한 채, 여행을 계속해 나가야 할 때가 옵니다. 〈전 예일대 심리학교수, 헨리나우웬 신부님의 글〉
curated by 임산
임산의 아침묵상 :
우리 모두는 누군가에게 '상처'입니다. 우리 모두는 누군가에게 '기대'입니다. 우리 모두는 누군가에게 '기억'입니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반드시 해야 할 중요한 질문이 있습니다. 그 질문은, "어떤 사람으로 기억될 것인가?"입니다. '창조적 파괴'라는 말로 더 유명한 젊은 시절의 슘페터에게 한 기자가 질문을 던집니다. "선생님,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으신가요?" 당시 젊은 슘페터는 우쭐한 마음에 '세계 최고의 경제학자, 유럽 최고의 연인' 등의 말을 가볍게 했습니다. 그리고 슘페터는 내적으로 '상처받은 사람, 버려진 사람, 잊혀진 사람'으로 깊은 방황의 시기를 겪습니다. 슘페터의 말은 위기가 되어 언론의 무차별 공격을 받기 시작했고, 슘페터는 인생 전반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하기 시작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어느날 드러커 선생의 부친이 슘페터를 만나러 가자고 이야기합니다. 어떤 직감이 그에게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슘페터는 드러커 부자와 만난지 일주일 만에 운명을 달리합니다. 당시 슘페터는 이런 이야기를 했다고 전해집니다.
"나는 아직도 내가 죽은 후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은지에 대해 말하고 다닌다네. 그 질문은 여전히 나에게 중요하다네. 그러나 요즘 나는 예전과는 전혀 다른 대답을 하고 있네. 33년이 지난 지금 나는 대여섯 명의 우수한 학생을 일류 경제학자로 키운 '교사'로 기억되길 바란다네..."
20대 말부터 무려 20권 가까운 드러커의 저서를 읽었고, 그 중 어떤 책은 수십번 읽은 책도 있지만 드러커 저서에서 만난 이야기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바로 이 슘페터의 이야기입니다. 무심코 던져진 기자의 질문이 한 위대한 인간의 철학과 가치관을 바꾸었습니다.
돌아보니 저는 상처가 많은 사람입니다. 인생의 모든 상처를 '용서'하고 극복했다는 사람들을 만나지만, 상처에 대한 '기억' 만큼은 쉽게 지워지지 않습니다. 상처를 딛고 일어서야 합니다. 조용히 살겠다는 사람은 자칫 사회와 공동체에 공헌하지 않고 나만 잘 먹고 잘 살겠다는 사람이 되거나 인생의 어두운 터널 가운데 '잊혀진 사람'으로 기억될 수도 있습니다.
우리 모두는 누군가에게 '상처'입니다. 우리 모두는 누군가에게 '기대'입니다. 우리 모두는 누군가에게 '기억'입니다. 오늘 아침 제 자신에게 다시 한번 진지하게 질문합니다. 산님,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으신가요?
바보 임산의 꿈이야기..